이야이야앤프렌즈 : 그리스 디자이너, 할머니와의 추억을 압착해 올리브유에 담다

2025.12.29

그리스 디자인 그룹 비트루트의 공동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국제 그래픽 디자인 단체 AGI 회원으로 선정됐으며, 2000년 이후 25년 넘게 ‘이야기하는 디자인’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어린 시절 할머니와의 기억에서 출발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야이야앤프렌즈’를 만들었다.

운동과 캠핑을 좋아하고 '착한 소비'에 꽂혀있는 스타트업 콘텐츠 기획자.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기업과 사람을 알리는 것을 좋아하고, 스스로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주말에 친구들과 플로깅을 하는 걸 즐긴다. 롱블랙 스터디 모임의 에너자이저.


롱블랙 프렌즈 K 

올리브유 시장은 흔히 ‘산도’와 ‘품종’의 전쟁터입니다. 그런데 여기, 스펙 대신 ‘할머니의 두 눈’을 병에 박아 넣은 브랜드가 있습니다. 29CM 오일 부문 1위, 세계 디자인 어워드를 휩쓴 ‘이야이야앤프렌즈’ 예요. 올리브유를 믹스커피처럼 비닐 포장한 스틱포는, 출시 1년 만에 800만포 이상 판매되었죠.

매트한 블랙 병 중앙엔 분홍색 동그란 얼굴, 그 안엔 커다란 두 눈동자가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입도 코도 없는 이 낯선 캐릭터는 묘한 생동감을 뿜어냅니다. 마치 주방 구석구석을 살피는 할머니의 시선을 닮았죠.

패션 아이템도 아니고 식재료에 캐릭터를 입히는 일, 모험에 가깝습니다. 자칫 제품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으니까요. 

이 과감한 시도를 한 디자이너를 만났습니다. 그리스 디자인 스튜디오 비트루트Beetroot의 창업자 알렉시스 니쿠. 그는 이미 여러 번 ‘판을 엎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본 사람이더군요. 그가 처음으로 엎은 판은, 다름 아닌 그리스의 국가적 비극이었습니다.

Chapter 1.
그릭 몬스터 : 조롱을 작품으로 만든 ‘창의적 괴물들’

“우릴 괴물로 본다고? 오케이, 그럼 진짜 괴물을 보여주자!”

그리스의 북부 항구도시 테살로니키에 위치한 비트루트. 유럽에서 이름난 이 디자인 스튜디오는 낙천주의로 똘똘 뭉쳐있습니다.

시작부터 그랬어요. 2000년, 고등학교 단짝 친구 셋이 모여 무작정 스튜디오를 차렸죠. “우리는 함께 있을 때 즐겁다. 그럼 뭔가 시작해보자!”라면서요. 경험도, 자본도 없었지만 “왜 안 돼Why not?”라는 마음으로 부딪혔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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